제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된때는 대학교 4학년 2학기에 시점이었습니다. 디자인과의 특성상 전공교수님들께서 디자인회사를 운영하시던 분들이 몇분 계셨는데, 그 회사에서 처음 직장생활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직장생활은 회사를 옮겨가면서도 거의 쉼없이 이어졌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서도 맞벌이 부부로 계속 생활했었습니다.

건강이 나빠지는 바람에 쉬게되지 않았으면, 아마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우스갯 소리로 남편은 저에게 "자긴 직장다니는것을 좋아하니까, 내가 집에서 육아와 살림을 할께."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 아이학업문제로 해외에 나가게 된다면 본인이 나가서 아이들케어하겠다고, 저보고 기러기엄마를 하라고 하더군요.

그때당시 어쩔 수 없는 건강상의 문제였지만, 갑자기 결정된 것이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실 맞벌이로 부부가 돈을 번다고 해도, 그만큼 지출이 많잖아요. 외식도 더 빈번히 하게되고, 조금만 필요한것 같으면 좀 더 서슴없이 사게되고, 친구들과 만나게 되도 '내가 돈버니까 살께.' 이렇게 지갑이 열리고, 회사를 다니는 시간동안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한 마음을 아이에게 물직적인것, 장난감을 사달라는데로 사주게 되고, 아이를 데리고 주말여행도 더 많이 다니게 됩니다.

그래서 결론은 "맞벌이를 했어도 모아놓은 돈은 별로 없었다." 입니다.


그런데 제가 일을 그만두고 집안살림과 독박육아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장은 무리없이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언제다시 회사에 복귀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렇게 전업맘으로 직업을 바꾸고 생활을 하던중, 이대로는 우리집안 경제가 금방 흔들리고 말겠단 생각이 문득 스쳤습니다.

그동안의 생활이 맞벌이의 생활습관에 맞춰져 있어 이게 쉽게 고쳐지지가 않더란 말입니다. 우리부부는 아이들에게 재산은 상속해주지 못하더라도 빚은 남겨주지 말자다짐하며 살고 있는데,  조금씩 깎아먹는 통장잔고에 슬슬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큰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집근처 도서관으로 가서 이책저책을 뒤져봅니다.

그러다 책제목이 가슴에 콱하고 꽂힌 책을 한권 뽑았습니다. 작가 최미영씨가 쓴 「아내 CEO 가정을 경영하라.」입니다.


저자 최미영씨는 전업주부를 "아내CEO"라는 멋진완장을 채워 표현해줬습니다. 우리 집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지침을 내리고 키를 쥐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서, 아내의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닌, 미래를 위한 담보와 투자의 방향으로 바라보라는 것,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CEO의 마인드라는 것입니다. 그래 상황이 어떻게 변했든 이상황을 받아들이고 우리집을 잘 경영할 수 있는 최고의 CEO가 되어보자 마음을 가져보며 책을 넘겨봅니다.


그녀의 자라왔던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의 모습,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똑똑하고 현명하게 키워내는 모습을 읽어내려가며, 제게 동기부여를 해줬습니다. 이 책에는 몇가지 조언을 내어주는데, 그 중 제게 와닿았던 몇가지만 간략히 남겨봅니다.


그 첫번째가 바로 내가지킬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의 버킷리스트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DREAM(꿈)+DIRECTION(방향)=OBLIGATION(의무)"라는 공식을 얘기합니다.


이에 책을 읽고 메모를 남겨놓았던 수첩에는 저의 버킷리스트가 남겨져 있습니다. 


*2016년 여유자금 만들기(구체적인 액수와 함께 그만큼을 모으기 위해서는 1일 얼마씩을 모아야하는지, 그 합계가 월에는 얼마인지가 적혀있습니다. 2016년 3월에 이 책을 읽었었더군요. 생각지도 못한 제 꼼꼼한 메모에 스스로 놀라봅니다.)

*라식수술비용모으기(둘째아이를 임신중 이었는데, 아이를 낳고는 또 시력이 떨어질수 있데서 라식수술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경조사비용만들기(함게 벌때는 크게 생각지 못했던 부분인데, 외벌이로 돌아서니 남편이나 제게 필요한 경조사 비가 생각보다 많더군요. 그래서 이 때부터 이 항목을 계획했습니다.)

*4식구 해외여행가기(큰아이가 8살이되는 해, 우리 4식구가 빚지지않고 모아놓은 경비로 해외여행을 가보길 바래봅니다.)

*절대 자금이 부족해도 대출, 마이너스통장, 제2금융 이용하기 않기(아주 다행히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조항이 잘 지켜지고 있음에 스스로를 칭찬해 봅니다.)


작가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근심이 없다고 강하게 얘기합니다.

우리집의 지출을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막아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이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고 싶은데 이게 이뤄지지가 않아 고민이 많습니다. 불필요한 지출이라 생각하니 우리분수에 맞지 않았던 지출액과 남들앞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허세를 부렸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집니다. 갑자기 김생민씨의 '스튜핏'이라는 외침이 음성지원되면서 귀에 들리는 이유는 뭘까요.


2018년 연초가 되어, 우리집의 생활비의 대부분인 고정지출비용(공과금, 보험,교육비,렌탈료)과 변동지출(식비, 생활비, 품위유지비)부분, 그리고 비정기적인 돌발지출(자동차보험료, 자동차세, 재산세, 경조사비)비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다시한번 머리를 굴려봅니다. 또한 앞으로를 대비할 수 있는 노후대책비용과 아이들의 교육비용은 지축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대비를 해놔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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