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정보에 '역세권'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때가 있었습니다. 

'역세권'이라는 단어는 많이 아시죠? 집에서 도보로 역에 도착하는 거리를 의미하는 '역세권'은, 보통 지하철을 중심으로 500미터 반경내외의 지역을 말합니다.

제가 혼자 살던시절, 비싸더라도 일부러 역세권쪽에 집을 구했었습니다. 물론 역세권을 벗어나면 집값은 쌌지만, 여자 혼자 살아야 하는데 너무 어두운 골목에 위치했거나, 교통이 불편한 곳이면 위험할것이라 판단했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요즘 분양정보에 홍보내역을 보면 '숲세권', '학세권' 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더군요.

부동산 신조어라고 합니다. '~세권'이라고 불리는 만큼 풍부한 인프라를 가까이 느낄 수 있어 경쟁율도 높고 부동산가격도 높은것이겠죠.




숲세권,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때는 마치 욕설처럼 들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주거공간 주변의 쾌적한 '녹지'가 얼마큼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아 나온 단어라고 합니다. 요즘 집에 차없는 분들을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교통의 편리함보다는 초록을 보며 살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늘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끄러운 도심생활을 벗어나 힐링과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했고, 광역교통망이 확충되어 서울을 비롯한 도심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짧아진 것이 이유이기도 합니다. 굳이 사람많고 복잡한 서울에서 살기보다, 같은 돈으로도 더 넓고 더 좋은 집에서 생활 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도 외각에 터를 잡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쩌면 TV에 나오는 여러 유명 연예인들이 도심을 떠나, 강원도나 경기도외각, 제주도로 떠나 삶을 즐기는 모습이 자꾸 비춰지기 때문에 어쩌면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였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미 개발될 만한 땅에는 모두 아파트를 비롯한 다양한 주거시설이 포화상태라, 이제 개발할 수 있는 곳이 숲속마을 뿐일수도 있습니다. 시골에서 사는 분들이 '이 동네에도 아파트가 들어서는구나. 이제 좋은공기 마시기는 틀렸네.'하시는 것도 이것 때문이겠죠. 

마트와 같은 편의시설과는 거리가 멀지만, 예전처럼 집앞 시장에서 조금씩 물건을 사는 시대는 아닙니다. 지금은 창고형 대형마트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거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주문상품이 집까지 배송이 되는 편한 세상입니다.


그 중 숲세권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바로 미세먼지와 황사때문은 아닐까요? 연일 지속되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숨도 제대로 못쉬는 요즘에는 진짜 초록빛 숲과 맑은 공기가 그리워집니다. 극심해진 미세먼지가 단순히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 이상으로 직접적으로 건강 악화를 주기 때문에 생활 전반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미세먼지는 단기간에 해결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환경오염으로 아토피같은 피부질환 문제해결 때문에 숲세권으로 이사를 고려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산과 가까운 곳에 있지 않아도 단지내 근린공원을 잘 조성해 놓은 아파트도 많다고 해도, 인근에 산이나 공원등의 녹지를 갖춘곳이 더 경쟁율이 높은 이유가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학세권, 저처럼 자녀가 있는집은 고려하게 되는 '학세권'은 학원이나 학교와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가 관건입니다. 

'학군'이라는 말은 제가 학창시절부터도 늘 듣던 말입니다. 명문학군이라 불리는 지역, 일명 학원가라고 하는 학원밀집지역에 교육열이 가득한 30~40대 부모들이 몰리는 것입니다. 제가 살고있는 수원만 하더라도 학원가 하면 독보적으로 떠오르는 곳이 바로 '정자동'이었습니다. 지금은 저희 동네에도 학원들이 밀집되어 노란색 학원통학차량이 너무 많이 돌아다닙니다. 물론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원들은 아니지만, 동네에 사교육열이 엄청 높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우수한 학군이 형성되고,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모두 품은 단지가 인기가 높은 지역은 집값도 높습니다. 


하지만 단지 고학력 스펙을 쌓기위해 학세권을 찾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반대합니다. '맹모 삼천지교'라는 옛말이 있지만, 우리가 그렇게 자랐다고 해서, 우리 아이들도 똑같이 자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입니다. 학원이나 학교에 갇혀, 다양한 경험과 인생의 기회를 놓친다면 얼마나 후회스러울까 생각해봅니다. 


심지어 역세권과 숲세권, 학세권을 합쳐서 '삼세권'이라 한다죠?


'스세권'과 '맥세권'은 '스타벅스'같은 카페나 '맥도날드' 같은 햄버거가게가 인접한 곳에 위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멀리나가지 않아도 한끼를 해결할 수 있고 다양한 편의시설이 밀집한 곳이기도 합니다. 요즘 방송되는 TV광고 중,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 부부가 하루종일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저녁이 다되서 눈에 띈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갑니다. 마지막 장면에는 여자모델이  '그래도 맥도날드가 가깝게 있네'라며 맛있게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맥세권이나 스세권이 20~30대가 집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면서 각자의 생활과 연령에 따라 집을 고르는 기준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부동산을 읽는 습관을 기르고 안목을 키우면 내게 맞는 집을, 우리 가족에게 적합한 집을 고르는 데 되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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