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다 맞추지 못한 블럭이 있었습니다. 첫째녀석이 태권도학원의 칭찬스티커를 다 모아 선물로 받아온 '마이크로블럭'이었죠. 뿌듯해하며 블럭을 조립했지만, 피곤했는지 아이의 주의력이 점점 흐트러져 내일 완성하자고 약속을하고, 정리를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어제 밤이었습니다. 모든 일과를 정리하고 좀 쉬려던 찰라, 늦은 시간까지 블럭얘기를 꺼내지 않던 아이가 갑자기 약속한데로 블럭완성을 하자며 꺼내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저는 지쳤고, 몸도 피곤하고, 귀찮기도 했습니다. 이제 쫌 쉴만하니 또 뭔가를 시작해야한다는 것에 살짝 짜증이 났던 것 같습니다.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엄마가 피곤해서 약속을 지킬수 없을것 같아'라고 설명하고, 내일 완성하자고 얘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섭섭하다며 화를내던 아이가 잠시 뒤 조용히 흐느껴 울고있는게 아니겠어요?

아이에게 "무엇 때문에 울고있는지 말해줄래?"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랬더니 엄마는 자기가 힘들다고하면 쉬게 해줬는데, 자기는 엄마가 힘들다고 했지만 블럭을 완성하자고 계속 얘기했던게 미안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면서 제게 "엄마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라고 사과를 하더군요.


순간 알수없는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무기력해서 아이를 밀쳐냈으면서, 아이말처럼 엄마가 약속을 어긴게 맞으면서, 아이 때문이라며 말도안되는 변명을 한 것같아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약하고 여린 내 아이에게 무슨짓을 한걸까요? 

엄마로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기는 커녕, 아이에게 엄마마음만 알아봐달라고 투정을 했던것 같습니다. 이제 7살인 아이에게 말이죠.


"아니야.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거야. 네 마음이 섭섭해서 그렇게 표현했을 수도 있어. 이건 아들이 미안할 일이 아니란다."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줬습니다. 


화를 내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짜증내지 않고 차분히 이유를 설명해줘도, 성숙한 마음으로 엄마를 이해해줄 수 있는 아이로 성장했구나 싶어 아이를 한참동안 꼬옥 안아줬습니다. 엄마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아이의 공감능력이 성장했나 봅니다.


언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하고 생각이 긍정적이고 행복한 아이로 자랐나 싶습니다.

아이의 따뜻한 마음씨에 행복과 감사, 감동을 느끼게 된 하루였습니다.

오늘 우리아이의 모습에 제가 한수 배웠습니다.


부모의 기준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다른아이들과 비교해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마세요.

순수한 우리아이의 마음을 오랬동안 지켜주고, 바른 길잡이가 되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엄마를 이해해 줘서 고마워~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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