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이 되면 다들 새로운 계획 많이하시죠? 전업주부인 저는 앞으로 1년동안 우리집 경제를 어떻게 조금 더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돈은 한정적인데, 매년 늘어나는 대출금이자와 아이들 교육비는 매월 지출금에서 무시못할 부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경제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문득 남편에게 2018년은 이렇게 해줘야 겠다하며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친절하고 좋은 엄마인데, 가끔 남편과는 예전같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그래도 우리 네식구 잘살아보겠다며, 이젠 제 몫까지 열심히 일하고 돌아오는데, 힘을 주지는 못할망정 기는 꺾지 말아야 겠다 생각해 봅니다.

뭐 부부가 지켜야할 10계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남편을 위해주는 목표를 세워두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 첫번째로 핀잔을 주지 않기로 합니다. 일부러 상대를 헐뜯으려 하는것은 아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구박하고 핀잔을 줄 때가 있는데, 생각해보면 참 기분이 언짢은 일이잖아요. 내가 얘기를 하고있는데, 잘알지도 못하면서 어쩌고 하는 등 좀 제대로해 그런 얘기를 듣는다면 절대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또 상대방을 비난하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서로 비난보다는 이해를 해줘야 하는 가족이잖아요. 아이들에게도 아빠에게 버릇없는 말과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수고했어'라는 얘기를 꼭 해주겠다 다짐해 봅니다. 제게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노래를 들으며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녹여가며 잠들었던적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표현 하나하나에 너무 인색해졌다 싶습니다. 그말을 해주는 날이 단지 월급날일 뿐이라도 꼭 표현해주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 '고마워'라고 얘기하기를 실천하려 합니다. '집안일을 도와줘서 고마워' 이렇게 얘기합니다. 설령 그가 정리해놓은 빨랫감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고, 빨랫줄에 걸린 빨래가 잘 펴지지 않았더라도 우선은 고맙다고 얘기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잔소리를 줄이고 좀 더 기다려 보려 합니다. 몇번 더 지나고 나서 "그런데말야, 이런방법으로 해주면 더 좋을것 같아"라고 부탁하는 어조로 예쁘게 말해도 좋잖아요. 해주고 욕먹어서 그냥 안하고 말란다 라고 얘기하는 남편들 참 많습니다. 결혼 초에는 우리 그런얘기 잘하잖아요. 나와 결혼해줘서, 그냥 모든게 다 고마워라고요. 


짜증내지말자 하며 생각도하고, 사실 짜증을 내는것도 아닌데, 간혹 남편과 바깥에 일을보러 나가서 서로 기분이 언짢아 질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붐비는 곳을 싫어하는 남편과 주말에 어딘가를 간다는것은 조금 지치는 일입니다. 그런데가다 아이들이 함께하면 아무래도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죠. 남편은 유독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을 엄하게 하는 편인데, 그의 짜증섞인 표정을 읽고 있자면 저도 기분이 불쾌하고 더 신경이 예민해 집니다. 사실 그가 진짜 짜증이 난것도 아니고 긴장한것일 수도 있고, 저도 짜증을 냈던것이 아닐 수 있는데, 서로 오해가 커지다 보면 그게 싸움이 되더군요. 제가 사실 무표정으로 있을 때 냉소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듣는 터라, 평소 조금씩 더 웃는 얼굴로 있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부부가 생활을 하다보면 다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미안하다 사과하지 않고 어물쩡 넘겨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도 자녀에게 잘못을 했을때는 사과를 해야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카피하여 자라기 때문에 사과를 하지 않는 부모를 보고 자란다면, 자기도 잘못을 했을 때 사과하지 않고 대충 넘겨도 된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과는 명쾌하게 하는 것이 좋겠죠?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역시 사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육아를 할때에도 비교를 하지말라는 얘기를 합니다. 비교를 한다는 것은 단지 내 기준이 높은 것일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에게 더 화목하고 경제적으로 여유있어 보이고 싶은건 모두 마찬가지 일꺼예요. 하지만, 무리한 기준을 들이대다보면 상대적으로 내 남편은 늘 부족한사람으로 여겨질 것 입니다. 요즘같이 힘든세상, 우리 남편들도 충분히 지치고 힘들꺼예요.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하던 나의 뜻을 너무 강요하려하면 다툼이 생기게 되더군요. 그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는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아마도 나의 뜻을 강조하는듯한 모습이 남편의 입장에서는 그를 가르치려 드는것 처럼 느껴졌었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감정과 심리상태에 대해 상대에게 좀 더 솔직하게 알려주려 합니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을 하느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있는데,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고 남편에게 짜증을 부렸던 적이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맘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한 감정은 우리부부는 공감이 없다, 우린 그냥 동거인이냐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입장을 남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알려줬던가 생각해 봐야할 필요가 있는것 같더군요. 


이 모든것들이 어쩌면 육아를 하는것과 동일한 부분일수도 있는데, 이렇게는 하면 않되겠다, 이런식으로 표현하는것이 좋겠다 싶은것들이 결국 남편에게도 적용되네요. 꼬마신랑 키우는 것도 아닌데 참 신경쓰고 이해해줘야 할 일이 많다 싶습니다.

가족은 일종의 팀입니다. 전체를 위해 구성된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나간다면 가정도 화목해 질 수 있습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야 말로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데 중요한 것이겠죠.  


결혼전에는 막연히 현명한 아내가 되겠습니다 생각했는데, 그 길이 참 어렵네요. 결혼초에는 왜그렇게 싸우고 날을 세웠나 모르겠습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신혼일 경우는 제가 지금 얘기하는 것들이 무슨이야기인가 싶을수도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와야 군대이야기가 이해되고 통한다고들 하잖아요. 아마 나중에 경험해 보면 다 알게 될 이야기들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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