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큰아이가 7살이 되고 작은아이가 3살이 되었습니다. 사실 작은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계속 직장을 다녔던 터라, 오롯이 엄마의 역할에 전담하게 된건 사실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두사람이 벌던 월급이 한사람의 월급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식구수가 늘게 되면서 아무래도 생활이 조금씩 쪼들리고 빡빡해 졌습니다. 아무리 아껴쓴다고 해봤자 이번달을 아끼면 다음달에 왕창 통장이 털리는것 같은 생활을 반복하게 되었고, 점차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기 보다는 혼자서 책을 읽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밖에 나가게 되면 아무래도 커피한잔이라도 사먹게 되니, 그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사실 평소 술자리도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것을 좋아하던 제게 이것은 엄청 큰 변화된 모습이었죠.



그런데 문득 내가 이까짓것도 못하고 살아야 하나, 왜 이렇게 궁상맞게 살고있나 하면서 짜증이 밀려오고, 아냐 아끼고 살면 좋지뭐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면서 내안의 감정의 기복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둘째를 출산하고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간단한 우울증 검사를 했었는데, 그땐 아주 행복한 우울증이 전혀 의심되지 않았던 엄마였는데, 둘째가 태어난지 22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집을 치워도 5분이면 다시 치우지 않은 모습으로 변하고, 잠시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옆에서 아이는 자기를 봐달라며 칭얼거릴 때는 하늘로 솟았다 땅으로 내리꽂는 내 극심한 감정의 기복에 나조차 두려워질 때도 있었습니다.

나는 육아 스트레스에 조금은 위험한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울고싶니? 엄마도 울고싶다. 

겉으로는 아닌척, 괜찮은척 해보지만, 그럴수록 마음이 더 아파오네요. 친정엄마나 아빠가 우울감에 빠진 저 위하신다고 자주 전화하시는것도, 남편도 제게 마음 다독이러 친구들이랑 여행을 다녀오라고 하는것도, 짜증섞인 화를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눈치를 보는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나 속상하고 주변에 미안할 뿐입니다. 

저의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주변에 흘러 나쁜영향을 주는것 같아 빨리 마음을 다잡고자 노력을 해야지 생각해 봅니다.


「엄마만 느끼는 우울증」

아이를 키우다보면 행복한 순간이 많아요. 하지만 그만큼 우울하고 힘든 순간도 많은게 현실이죠. 삶에 낙이 없는 듯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디론가 증발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기분이 가라앉고 매사에 의욕이 없고, 이유없이 눈물이 흐르고, 과도하게 죄책감을 느끼고, 불안 초조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이런것들은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이예요. 여기에 극심한 외로움,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 아이의 건강에 대해 과도한 걱정, 이러다가 아이를 해칠 것 같다는 강박 등이 더해지면 엄마특유의 육아 우울증, 주부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어요.  (엄마를 위한 감성매거진. 미즈코치 블로그 중에서...)


심란한 마음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저같은 육아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됩니다. 그녀들의 이야기에 나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위안도 받습니다.

이런 우울한 마음을 날려버리고자 공연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제 친구중에 국카스텐의 열성 팬이 있어 친구와 함께 락공연장을 몇번 찾았습니다. 심지어 전라남도 영암F1경기장에서 했던 "영암 락페스티벌"에도 함께 찾아, 신나게 공연관람하는 모습이 TV에 박제되기까지 했죠. 하지만 공연이 끝난 다음날은 여지없이 아이들과 온종일 씨름하고 있게되니, 똑같은 현실의 모습에, 바뀌지않는 현실에 또 지치게 됩니다. 물론 제 삶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의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 또한 다른이들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니까요. 


요즘 뉴스를 보면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엄마의 우울증과 자존감이 아이를 키우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얼마전 광주에서 집에서 자고있던 어린 3남매가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죠. 초동수사에서 엄마의 실수로 벌어진 실화다, 아니다 방화다 얘기가 많았는데, 오늘 뉴스에서 엄마의 방화혐의가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생활고에 빚독촉 시달리다 방화를 저질렀다는 보도를 듣고 또 한번 쯧쯧 혀를 차게 되네요. 누구나 부모가 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지만 그 아이들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리는 절대 누구한테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텐데 어떻게 그런 선택을 했을까 엄마로써 참 답답합니다.


스스로 외면하는 엄마 우울증

엄마가 겪는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보다 심해지기 쉬워요. 그 이유는 애초에 인식하기도, 인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이예요. 엄마들은 당연히 좋은 엄마'가 되고싶은데 거기에 자신의 의지로 우울함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생각, 우울증에 걸린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은 어울리지 않잖아요. 그러다보니 우울한 감정이 느껴지더라도 '우울증은 아닐 거야'라고 애써 덮으며 외면합니다. 병을 아예 인식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스스로 인식하지 않으니 남에게 표현하기도 어려워요. 친정 엄마, 심지어 남편에게도 이런 생각과 감정, 경험을 말할 수 없죠. 이렇게 우울증을 방치하면 점점 심해지면서 호미로 막을것을 가래로 막게 됩니다. (엄마를 위한 감성 매거진. 미즈코치 블로그 중에서...)


나를 위한 시간보내기

엄마가 되면 어느 직업보다도 근무시간이 길다고 하죠. 집은 출·퇴근이 없는 우리의 직장입니다. 제가 남편에게 늘 하는 얘기가 "당신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되지만, 나는 퇴근이 없잖아. 당신이 직장에서 힘들고 피곤한것도 알고는 있지만, 나도 내 시간이 필요해."입니다. 예전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때는 사실 조금 살만했습니다. 그 살만하다는 것이 금전적인 부분보다는, 내 숨이 트이는 곳이 있어서 였나 봅니다. 큰아이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 당시 회사에 출근을 하면 일을 하는 동안은 아이가 생각나기 보다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눈뜨면 집이고, 정신차려봐도 집이고, 집을 떠나지 않는 내 생활반경과 24시간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니 너무 지쳤습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투정아닌 투정을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독서와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예전같이 않게 항상 찌뿌둥 하기도 하고, 다이어트를 위해서, 그리고 정신건강을 위해서 말이죠. 아직 둘째 아이를 보육기관에 보내지 않기 때문에 낮에도 아이와 함께 집에있어,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온 시간에 요가를 갑니다. 직장인타임 있잖아요. 일주일에 두번 남편에게 시간맞춰 퇴근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문화센터에 갑니다. 


그리고 가끔 친구들을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남편과 상의하여 주말시간을 빼둡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아이들 신경쓰느라 밥을 먹는건지 얘기를 하는건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없기때문에 주말시간을 이용합니다. 회식이다, 동네친구 모임, 고등학교 동창모임, 대학동창모임 등 남편은 어쩜이렇게 모임이 많을까요. 그런시간 어쩔수 없이 저의 독박육아 시간은 길어집니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물론이죠. 아빠도 그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엄마도 엄마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꼭 이시간에 뭔가를 만들고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기보다는 충분히 잘 쉬고, 보충할 수 있어야 좋은 에너지를 충정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아요-나만의 육아방식 만들기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돈이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됩니다. 내 아이는 조금 더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것이 부모들의 다 같은 마음일 테니까요. 같은 또래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먹고, 입히고, 생활하는 모든것에서 부터 나와는 조금은 다른것을 느끼고 그로 인해 좌절감이 들 때가 생깁니다. 그것은 아마도 상대적박탈감이겠죠. 

제 경우는 교육에서 그런 감정을 느껴 흔들렸던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 태어나면서부터 책을 집에 많이 들이게 됩니다. 저희집에도 적당한 분량의 책이 있는데, 전집을 산 경우도 있고, 지인에게 물려받은 책들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책을 많이 들여놓아라.',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이 어휘력도 좋아지고 더불어 사고력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책 한질 주문하는것이 제게는 생각보다 경제적 부담이 컸습니다. 외벌이로 벌어오는 남편의 월급만으로 여유자금을 만들어 저축하는 것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유자금이 없는데 카드할부로 책을 사는것은 제 마인드로는 납득이 되지 않더군요. 카드할부는 결국 빚이다! 스튜핏~!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해야하는 책장사들이나 학습지선생들은 조금의 여지만 보이면 아주 닥달을 하더군요. 당장 그 책을 읽지 않으면 우리 아이의 미래가 망가질것처럼 말이죠. 그들은 본인의 영업실적이 우선이지 우리집의 가정경제는 안위에 없습니다.


그러나 실상 아이를 키워보니, 전집을 들여놓는다고 해도 그 한질 중에 아이는 특정 몇권만 반복해가며 읽습니다. 본인이 흥미를 느낀 몇권의 책을 책장이 찢어질정도로 좋아하고 들여다 보는 모습을 보니, 굳이 전집을 사줄 필요는 없겠구나 싶습니다. 일단 필요한, 아이의 흥미를 느낄만한 책은 집근처 도서관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와 "이 책이 무척 재미있나 보네. 전집을 사주면 읽을 수 있겠니?"하고 아이와 얘기 후 사줘도 늦지 않더라 이겁니다.


저도 한때는 아이 친구엄마들과 교류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과의 만남에 올인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성향도 다르고 각자 삶에 추구하는 모습이 다르다보니, 결굴 그들을 만나는 시간이 제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그들처럼 해주지 못하는 내모습에 자책하기도 했으나, 과연 그 모습들이 도움이 됐을까요?

7살인 우리 첫째는 아직 학원을 두루 다니지 않습니다. 조금 통통한 체격때문에 다이어트 삼아 태권도를 다니는 것 뿐입니다. 아이 친구들 중에는 벌써 요일별로 학원을 세군데나 다니지만, 지금부터 무리하게 학원보내고 선행학습을 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실 아직은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선행학습한다고 학원까지 보내면 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아마 매일 남편과 돈이 부족하다며 싸우게 되겠죠. 아니면 이미 가장의 역할로 어깨가 무거운 우리 남편에게 또 짐을 짊어지게 할 수 없으니, 제가 아이 학원비를 벌기위해 인형 눈이라도 붙이는 부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론은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육아방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육아서적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보통 육아지침서에는 '나는 이렇게 했어요.'하며 실질적인 예시를 통해 육아관이나 어떻게 아이를 대하면 좋은지를 알려줍니다. 물론 그들의 방법이 내 아이에게는 먹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나 엄마나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육아의 늪에 빠진 당신을 다독여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제 블로그 이름은 '토닥토닥 야미요미 하우스입니다'. 2017 티스토리 블로그 결산에서 한줄로 내블로그를 설명할때 이렇게 적었었죠. 

육아의 늪에 빠진 당신을 다독여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마도 육아우울증을 풀기 위해, 뭐라도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기에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엄마니까 우울하면 안 된다!'가 이니라 '엄마니까 우울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종종 우울해도 괜찮습니다.

 

내가 힘들면 꼭 남편이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남편의 심리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하는 연습을 하세요. 말도 않고 '당신이 뭘 잘 못했는지 몰라?' 얘기해봤자 그들은 맥락없음에 어이없어할 뿐입니다.


깊은 늪에 빠져버린 것 같은 육아후유증, 우리 슬기롭게 현명하게 풀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아요.






신년이 되면 다들 새로운 계획 많이하시죠? 전업주부인 저는 앞으로 1년동안 우리집 경제를 어떻게 조금 더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돈은 한정적인데, 매년 늘어나는 대출금이자와 아이들 교육비는 매월 지출금에서 무시못할 부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경제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문득 남편에게 2018년은 이렇게 해줘야 겠다하며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친절하고 좋은 엄마인데, 가끔 남편과는 예전같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그래도 우리 네식구 잘살아보겠다며, 이젠 제 몫까지 열심히 일하고 돌아오는데, 힘을 주지는 못할망정 기는 꺾지 말아야 겠다 생각해 봅니다.

뭐 부부가 지켜야할 10계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남편을 위해주는 목표를 세워두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 첫번째로 핀잔을 주지 않기로 합니다. 일부러 상대를 헐뜯으려 하는것은 아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구박하고 핀잔을 줄 때가 있는데, 생각해보면 참 기분이 언짢은 일이잖아요. 내가 얘기를 하고있는데, 잘알지도 못하면서 어쩌고 하는 등 좀 제대로해 그런 얘기를 듣는다면 절대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또 상대방을 비난하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서로 비난보다는 이해를 해줘야 하는 가족이잖아요. 아이들에게도 아빠에게 버릇없는 말과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수고했어'라는 얘기를 꼭 해주겠다 다짐해 봅니다. 제게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노래를 들으며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녹여가며 잠들었던적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표현 하나하나에 너무 인색해졌다 싶습니다. 그말을 해주는 날이 단지 월급날일 뿐이라도 꼭 표현해주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 '고마워'라고 얘기하기를 실천하려 합니다. '집안일을 도와줘서 고마워' 이렇게 얘기합니다. 설령 그가 정리해놓은 빨랫감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고, 빨랫줄에 걸린 빨래가 잘 펴지지 않았더라도 우선은 고맙다고 얘기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잔소리를 줄이고 좀 더 기다려 보려 합니다. 몇번 더 지나고 나서 "그런데말야, 이런방법으로 해주면 더 좋을것 같아"라고 부탁하는 어조로 예쁘게 말해도 좋잖아요. 해주고 욕먹어서 그냥 안하고 말란다 라고 얘기하는 남편들 참 많습니다. 결혼 초에는 우리 그런얘기 잘하잖아요. 나와 결혼해줘서, 그냥 모든게 다 고마워라고요. 


짜증내지말자 하며 생각도하고, 사실 짜증을 내는것도 아닌데, 간혹 남편과 바깥에 일을보러 나가서 서로 기분이 언짢아 질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붐비는 곳을 싫어하는 남편과 주말에 어딘가를 간다는것은 조금 지치는 일입니다. 그런데가다 아이들이 함께하면 아무래도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죠. 남편은 유독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을 엄하게 하는 편인데, 그의 짜증섞인 표정을 읽고 있자면 저도 기분이 불쾌하고 더 신경이 예민해 집니다. 사실 그가 진짜 짜증이 난것도 아니고 긴장한것일 수도 있고, 저도 짜증을 냈던것이 아닐 수 있는데, 서로 오해가 커지다 보면 그게 싸움이 되더군요. 제가 사실 무표정으로 있을 때 냉소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듣는 터라, 평소 조금씩 더 웃는 얼굴로 있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부부가 생활을 하다보면 다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미안하다 사과하지 않고 어물쩡 넘겨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도 자녀에게 잘못을 했을때는 사과를 해야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카피하여 자라기 때문에 사과를 하지 않는 부모를 보고 자란다면, 자기도 잘못을 했을 때 사과하지 않고 대충 넘겨도 된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과는 명쾌하게 하는 것이 좋겠죠?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역시 사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육아를 할때에도 비교를 하지말라는 얘기를 합니다. 비교를 한다는 것은 단지 내 기준이 높은 것일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에게 더 화목하고 경제적으로 여유있어 보이고 싶은건 모두 마찬가지 일꺼예요. 하지만, 무리한 기준을 들이대다보면 상대적으로 내 남편은 늘 부족한사람으로 여겨질 것 입니다. 요즘같이 힘든세상, 우리 남편들도 충분히 지치고 힘들꺼예요.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하던 나의 뜻을 너무 강요하려하면 다툼이 생기게 되더군요. 그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는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아마도 나의 뜻을 강조하는듯한 모습이 남편의 입장에서는 그를 가르치려 드는것 처럼 느껴졌었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감정과 심리상태에 대해 상대에게 좀 더 솔직하게 알려주려 합니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을 하느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있는데,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고 남편에게 짜증을 부렸던 적이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맘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한 감정은 우리부부는 공감이 없다, 우린 그냥 동거인이냐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입장을 남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알려줬던가 생각해 봐야할 필요가 있는것 같더군요. 


이 모든것들이 어쩌면 육아를 하는것과 동일한 부분일수도 있는데, 이렇게는 하면 않되겠다, 이런식으로 표현하는것이 좋겠다 싶은것들이 결국 남편에게도 적용되네요. 꼬마신랑 키우는 것도 아닌데 참 신경쓰고 이해해줘야 할 일이 많다 싶습니다.

가족은 일종의 팀입니다. 전체를 위해 구성된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나간다면 가정도 화목해 질 수 있습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야 말로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데 중요한 것이겠죠.  


결혼전에는 막연히 현명한 아내가 되겠습니다 생각했는데, 그 길이 참 어렵네요. 결혼초에는 왜그렇게 싸우고 날을 세웠나 모르겠습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신혼일 경우는 제가 지금 얘기하는 것들이 무슨이야기인가 싶을수도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와야 군대이야기가 이해되고 통한다고들 하잖아요. 아마 나중에 경험해 보면 다 알게 될 이야기들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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