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유아 구강검진을 진행하면서 둘째아이의 영유아 건강검진도 마감일이 근접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자칫하다 시기를 놓칠것 같아 서둘러 근처 소아과에 예약전화를 걸었습니다. 역시 3월이라 그런지, 보육기관에 제출용 서류를 떼야하는 아이들 때문에 대기자가 많았습니다. 

소아과에 3주뒤로 예약을 하고 문진표와 발달선별 작성을 위해 '건강in' 홈페이지에 접속을 했습니다.


요즘에는 문진표와 발달선별 작성지를 소아과에서 구비해 놓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미리 작성을 하고, 병원에 방문을 하는 시스템인데, 발달선별지에 질문이 생각보다 많아 주양육자가 작성을 하는것이 좋습니다. 아이를 평소에 조금만 관심가지고 관찰하면 되는 수준의 질문입니다. 만약 아이가 질문 내용을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 직접 시켜보고 답을 해야 합니다.

제가 지금은 아이들의 육아를 전담하고 있지만, 첫째아이 때는 발달선별 문항지를 들고 남편이랑 얘가 이런행동을 했나? 안했나? 고민을 해가며 체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내가 엄마인데 아이의 사소한 모습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건강in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면 상단이미지에 표시해둔 곳을 클릭하면 됩니다.

이 때 홈페이지 보안을 위해 몇가지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만약 설치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자동으로 설치화면으로 페이지가 전환됩니다. 보안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으면 로그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안프로그램 설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런데 제 경우는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AnySign의 공인인증서 보안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고 계속적으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설치오류시에는 해당프로그램을 삭제 후 재설치하면 된다고하는데, 문제는 프로그램이 삭제도 안되더군요. 컴퓨터를 재부팅해봐도 해결이 되지않아, 결국 고객센터(1577-1000)에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히 온라인업무 IT담당자가 있어 원격지원 서비스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컴퓨터 앞에서 저처럼 헤매는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고객센터에 연락처를 남겨두니 잠시 뒤 IT담당자에제 전화가 왔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얘기했더니 승인번호를 알려주고는 원격으로 제 PC를 살펴 보았습니다.




담당자에게 프로그램이 삭제도 되지 않는다고 하니, PC 재부팅 후 재설치를 권했습니다. 이미 재부팅을 해봤었지만 삭제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 그분이 다시한번 재부팅을 해보자고 하더군요. 어라? 그런데 이게 뭔가요? 왜 내가 할때는 안되고, 그분이 재부팅하고 삭제를 누르니 프로그램이 지워졌까요? 

어처구니 없게 간단히 문제가 해결이 되었습니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아이의 월령에 맞는 발달상태를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저처럼 검진기간이 임박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검사하지 않아도 됩니다. 발달선별지는 생후4~5개월, 생후6~7개월, 생후8~9개월, 생후10~11개월, 생후12~13개월, 생후14~15개월, 생후16~17개월, 생후18~19개월, 생후20~21개월, 생후22~23개월, 생후24~26개월, 생후27~29개월, 생후30~32개월, 생후33~35개월, 생후36~41개월, 생후42~47개월, 생후48~53개월, 생후54~59개월, 생후60~65개월, 생후66~71개월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세분화 된 이유는 아이의 월령에 맞는 판단을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질문지는 대근육운동, 소근육운동, 인지, 언어, 사회성, 자조, 추가질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체크리스트에 표시하면 됩니다.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하면, 우선 영유아검진에 해당되는 아이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이만 선택하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월령에 맞는 체크리스트가 세팅됩니다. 

우리 둘째가 해당되는 23개월 발달선별 문항 중 대근육영역은 아이와 놀이터에 나가서 놀아봤다면 순조롭게 체크할 수 있는 질문이 대부분 입니다. 뒷걸음질을 칠 수 있는지, 정지되어 있는 공을 발로차는지, 계단을 내려갈때는 어떻게 내려가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소근육운동은 혼자 숟가락질을 흘리지않고 하는지, 연필을 잘 잡는지등을 물어봅니다. 인지 항목은 집에서 아이와 낱말카드로 신체, 동물, 색의 구분, 많고 적음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언어발달에 관해 궁금해 하는데, 언어영역에서는 '엄마','아빠' 외어 8개 이상의 단어를 말하는지, 정확하지는 않아도 두단어로 된 문장을 따라 말할 수 있는지, 다른의미의 두단어를 붙여 말할 수 있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자조영역이 뭘까 궁금하실텐데, 혼자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룹니다. 아마도 이 시기의 아이들이 고집도 생기고 싫고 좋음이 명확해 지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많은가보다 생각해 봤습니다. 

모든항목을 체크했으면 '완료 저장'을 눌러주면 됩니다. 병원 담당간호사에게 등록번호만 알려주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니, 굳이 프린트해 가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이전에 등록했던 등록번호를 잊어버렸다면, 검사지작성 화면에서 재등록할 수 있습니다. 우선 '등록번호 변경(해지)신청' 버튼을 클릭해 기존번호를 삭제한 후, '서비스 신청' 버튼을 눌러 재설정하면 됩니다. 간단하죠?
그런데 등록(비밀)번호 변경 시 유의할점은 문진표와 발달선별작성의 등록(비밀)번호를 각각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병원에서 문진표만 비밀번호가 맞고 발달선별은 비밀번호가 틀리다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건강in에 문의해보니 각각의 페이지에서 따로 설정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통합비밀번호로 관리되는 시스템이 아닌가 봅니다. 번호재설정 후 문자로 전송받을 수 있습니다. (화면을 캡쳐해서 그림에 표시하면 설명이 간단한데, 보안페이지라서 캡쳐가 되지않네요.)

아이들의 영유아검진은 성인이 받는 건강검진처럼 다양한 장비를 통해 현재의 건강상태를 수치화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소 형식적인 문항의 체크리스트를 채워가다 보면 '하지 못하는 편이다'보다는 '할 수 있는 편이다'에, 그리고 '할 수 있는 편이다' 보다는 '잘 할 수 있다'에 체크를 하고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굳이 엄마 욕심 채우자고 못하는것을 할수 있다고 거짓말로 체크하지는 말아야 겠죠? 
얼마 전 읽었던 정재호 박사님의 '소아청소년과 사용설명서'라는 책에서도 발달선별검사는 결코 만점을 받아야 하는 시험이 아니라고 당부합니다. '대체로 어떤 범위 안에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모든 영역에서 빠른 수준이라고 특출한 아이도 아니고, 또래 수준에 간신히 해당된다고 발달이 늦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전문가의 의견을 이야기 합니다. 

몇가지 형식적인 신체검사 후 간단한 질의응답으로 영유아 건강검진이 이루어 지기 때문에, 부모입장에서는 대기한 시간이 허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유아 건강검진은 아이가 발달단계에 따라 정상성장을 하고 있는지, 그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사용설명서'에는 월령별 영유아 건강검진 숙지사항도 알려줍니다. 가령 생후9~12개월 검진시에는 아이가 이유식도 잘 먹고 겉으로 건강해 보이더라도 빈혈측정을 한번 쯤 문의해보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영유아 검진을 하고 돌아온 오늘, 우리 둘째도 잘 크고 있다고 합니다. 그거면 충분하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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