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내려가서 힐링을 즐기고 사는 연예인이 늘면서, 언젠가부터 제주에서 한달살기가 트랜드처럼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각박한 도심의 생활에 지쳐 힐링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데, 무작정 귀농을 선택하기 보다는 미리 한달간 체험을 해보려는 분들도 늘고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도 육아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제주에서 한달살기를 즐기는 집이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이랑 제주 한달'이라는 책도 있죠. 제가 아는 지인도 엄마와 두아이만 함께 제주에서 한달살기를 체험하고 왔습니다.


저는 친정이 제주도라서 다른 분들보다는 제주도에 많은 방문을 하게 됩니다. 매번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제주가 개발이 많이 되었구나', 그리고 '이주민이 많이 늘었구나' 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계신곳은 관광객보다는 원주민이 많은 곳이었음에도 이제는 타운하우스와 아파트가 새로지어져, 외지에서 이주하여 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졌다고 합니다.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아 별장처럼 이용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제주도에 한달살기를 다녀왔던 지인은 제게 이렇게 묻습니다. "제주도에 살 곳도 있으면서, 왜 안가세요?"

하지만 그게 어디 제 집인가요? 부모님집이죠.*^^* 나도 손님이 와서 몇일을 함께 지내면 불편한데, 자식이라고, 손주까지 데리고 내려와 한달동안 있으면 부모님도 얼마나 정신이 없을까 생각하니 못가겠더군요. 차라리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곳이 더 편할때가 있습니다. :-D


아이들과 제주바닷가에서 휴식을 즐기다보면 한달살기로 내려온듯한 가족들을 제법 만나게 됩니다.  나는 현실이 팍팍한테, 로망을 이룬것 같은 여유로워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가끔은 심술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런감정을 느끼는 제가 참 부족하고 바보같다는 생각을 하게되니, 스스로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제주에서 한달살기가 더 호응을 얻었던 것은 아마도 '에어비앤비(airbnb)'의 영향도 컸다고 생각이 됩니다. 잘 모르는 동네에서 한달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숙소의 위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제주에서 머무는 동안 숙소 주변의 편의시설이나 병원등의 위치파악도 중요하며, 시내와의 접근성과 도로와 인접한지 등도 잘 따져봐야 합니다. 숙소 근처에 마트나 빨래방이 있는지도 찾아보면 좋겠죠? 

제주도로 여행을 하면서 바다전망이라고해서 숙소를 예약했는데, 산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것 뿐, 바다와는 한참 떨어져있는 숙소를 예약하고는 그곳에 도착해서야 속았다고 생각했던분들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까지만해도 한달살기로 제주에서 오래된 전통가옥을 리모델링한 집을 선택했다면, 점차 호텔이나 타운하우스에서 한달살기를 즐기는 분들이 늘고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래퍼 도끼처럼 호텔생활이 호화롭지는 않겠지만, 호텔에서 30박 31일이라니, 꿈꾸는 것 같습니다.


제주살이를 시작하려면 사전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합니다. 숙소와 함께 한달동안 장기 렌터카를 이용할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또는 자차를 가지고 제주로 갈 것인지도 잘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단위라면 대중교통으로 한달을 지내는것은 무리입니다. 그리고 제주에서 로망을 실현하기 위한 위시리스트도 작성해봐야 겠죠? 한달살기라 해도 여행자의 신분이기 때문에 예산비용을 어떻게 책정하고, 사용하는지가 여행에 중요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부모님댁에 가면서 늘어나는 타운하우스 분양 플랫카드를 보며, 저정도의 수요가 있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제주도한달살기나 1년렌탈같은 장·단기임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봄도 되고, 날씨도 따뜻해지니, 겨울동안 꺼내지 못했던 로망이 다시금 가슴에서 봄꽃이 피어나듯 올라옵니다. 

지난 주말저녁 효리네민박을 보면서 남편과 제주로 이사를 할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남편은 시부모님 댁으로 들어가 지내고, 저와 아이들만 제주로 가는것은 어떨지를 고민해 봤습니다. 지금 살고있는 집을 이사한다는 가정하에 대출상환과 임대료등 이것저것 따져볼것이 많습니다.

물론 제주도의 물가도 비싸고, 요즘에는 집값도 너무 올라 당장 현실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 목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하나의 목표를 더 설정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주도 분양정보도 공부하고, 뭘 먹고 살지 알아보려고 계획해보려 합니다.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저도 타운하우스의 주인이 되어있지 않겠습니까? *^^*


제가 기대하고 고대하던 프로그램 효리네민박2가 드디어 재오픈을 했습니다. 시즌2가 제작된다는 지난 12월 기사를 보고 그동안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제 친정부모님이 제주에 살고계셔서 더 제주에 대한 애틋함과 그림움이 더 큰 걸지도 모릅니다. 독박육아를 하면서 친정엄마가 가까이 계시면 마음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텐데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다행히 시부모님이 아주 가깝게 계시기 때문에 가끔 급한일이 생겼을 때, 시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는 해도 친정엄마는 그냥 늘 그리운 느낌입니다. 요즘 해외여행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참 많은데, 그 방송을 보면서 가보고 싶다 생각되는 느낌과, 효리네민박을 보고 제주를 느껴보는 기분은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민박집이 있는 소길리가 부모님이 살고계신 곳과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더욱 더 친정동네를 보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나봅니다. 


어제 2월 4일 드디어 1화가 방송되었죠. 드라마도 잘 보지 않는 제가, 본방사수를 하기위해 심지어 방송예약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지난 1월 중순에 친정인 제주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며, 제가 제주면세점 이용팁과 아이를 동반한 여행팁, 그리고 제주도의 특별한 로컬맥주 '제주 위트 에일'을 글로 남겼었죠. 제가 친정에 다녀올 당시 효리네 민박 관련뉴스가 바로 박보검이 민박집 남자직원으로 잠시 투입되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시즌1에서 이상순님이 자주 가던 마트가 저희 친정집 옆에 있는 곳이기에, 그 마트에서 알박기하고 있으면 혹시 박보검과 마추칠 수 있을까 하고 푼수어린 마음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어제 방송된 1화를 보고는 겨울의 제주모습에 참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방송된 화면을 캡쳐해 제주의 겨울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겨울의 제주는 어떨까요?

사실 제주가 여름철 휴양지로 많이들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성수기를 피해 다녀온다고 해도 봄이나 가을정도에 관광객이 많이 몰립니다. 너무 뜨겁거나 춥지 않은 바람을 맞으며 돌아다니기에 아주 적당하거든요. 그런데 겨울의 제주는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꺼예요. 제주의 겨울은 도시와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평화롭다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댁 시골마을에 놀러가면 농번기를 지나고 마을이 한가했던 기억처럼, 제주의 겨울도 그렇습니다. 당근이나 양배추, 콜라비 등 제주를 대표하는 밭작물이나, 귤농사를 짓는 분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에 수확철이 되면 바쁘고, 수확철이 끝나면 한가하기 때문에 평화롭다, 조용하다,이래서 힐링제주구나 여겨지는 걸껍니다. 그러나 소위 귤따는 철에 가면 도민들도 바쁘고 몸이 힘들기 때문에 민심이 친절하지 않다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 사투리가 억양이 쎈것도 있구요.

여담이지만, 예전에 동네 삼촌이 집에서 반찬투정을 했다고 합니다. "반찬이 무사이랜?" 했더니 이모가 그랬다네요."경 쳐듭쏘게!" 

오해하지 마세요. 이 삼촌부부 싸운거 아닙니다. 이게 표준어로 얘기하면 "오늘은 반찬이 좀 별로네.""여보, 오늘은 그냥 드세요."이 말입니다.^^



'나 떠날꺼야. 겨울바다가 보고싶어.'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말입니다. 그런데 혹시 겨울바다에 가보셨나요? 

겨울바다는 정말이지 춥습니다. 왜 더춥게 느껴질까요? 바로 바람때문입니다. 옛말에 제주에는 돌, 여자, 바람이 많다고 했습니다.

오우, 바람은 정말 최고중의 최고랍니다. 그 중 바닷가의 겨울바람은 정말이지 '후덜덜하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칼바람입니다. 그래봐야 남쪽에 있는 제주가 뭐 그렇게 춥겠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겠지만, 바닷가 근처에서 강풍을 느껴보신다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꺼예요. 

겨울이지만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바닷가에서 잔잔한 파도를 생각하셨다면 크게 착각하신겁니다. 



'저희 친정이 제주예요.'라고 하면 아직도 "귤농장하세요?'" 이런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젠가 '강남'이 '샘 오취리'에게 가나에 큰건물있냐며 무지함을 뽐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던 일이 있었는데, 아프리카에 살면 다 빈곤하게 살 것 같다고 하는 것과 똑같은 얘기랍니다. 

귤농사 하지 않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얻어먹기도 하지만, 육지사람들과 똑같이 마트에서 사먹기도 합니다.^^


어제 방송에서 민박객들 웰컴주스용으로 귤을 따러 가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오해할까 적는 얘기지만, 지인이 농사를 한다고 귤을 막 따러 갈 수도 없습니다. 그들이 먹고사는 생계의 농장이라, 수확이 끝나고 귤나무에 남은 게 있으며 지인들이 바구니 들고 들어가서 딸 수 있는거예요. 그냥 막 들어가서 따면 경찰에 잡혀갑니다. (^^) 그래서 방송에서도 농장 초입쪽에는 귤이 없고 안쪽으로 쭉 들어가 귤을 따는 장면이 나오는데, 보통 수확하고 남은 귤을 따려면 저렇게 안쪽으로 쭈욱 들어가야 한답니다. 

루시드폴도 제주로 내려가 귤농사를 짓고 있다고하던데, 루시드폴이 직접 귤모양 탈을 쓰고 홈쇼핑에나와 귤세트를 판매했었다고 해요. 뮤지션의 투잡이 농부라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용기도 대단하다 여겨집니다.


저도 친정아버지 찬스로 수확이 끝난 지인밭에 들어가 아이와 함께 귤따기체험을 했던적이 있는데, 남은 귤을 따려면 생각보다 안으로 많이 들어가야 하더군요. 그래도 재미도 있고 바로 귤나무에서 딴 과일을 먹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아이들 키우다보면 농장체험 시킨다고 한번쯤은 딸기따기, 고구마캐기 같은거 하잖아요, 시즌이 맞는다면 귤농장체험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와 좋은추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친정이 제주라서 좋은점 중에 하나가 겨울이 되면 신품종의 귤을 먹어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요즘 마트에서도 황금향, 레드향 많이 팝니다. 그런 일반적인 품종 말고도 엄청 달콤하고 과육도 실하고 상큼한 많은 신품종이 있습니다. 다만 그건 비싸서, 저희도 얻어먹을 기회가 적어요. 올해는 귤작황도 좋고 시세도 좋게 받았나봐요. 저희 친정가게에 귤을 노란컨테이너로 많이들 가져다 주셔서 아버지가 육지에 있는 친척에게 많이 나눠주셨는데, 올해는 그렇지가 않네요. 



혹시 제주를 여행하면서 제주의 아침안개를 느껴보신적이 있나요? 마치 다른세계를 걷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 충분하답니다. 비가 개인 후 중산간 도로를 지난다거나 하면 이런 안개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뭐 꼭 이런 안개 끼인 운치있는 풍경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비단 제주뿐만은 아닙니다. 예전에 친구와 '주산지'에 새벽공기를 맞으며 갔던적이 있었는데, 새벽에 비가 와서인지, 안개깔린 풍경이 너무도 아릅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주에는 자연휴양림이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자연휴양림에서 피톤치드를 맞으며 힐링을 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자연휴양림은 울창한 나무들로 한여름에 들어가도 시원한 숲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주 사려니 숲길은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힐링코스 중 한곳인데, 이곳에서도 안개 낀 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제가 예전 중산간 도로를 지나면서 안개숲을 만나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습한기운과 울창한 숲길이 만나 장관이었습니다. 도심에서 만나는 매캐한 안개가 아닌 싱그러운 아침의 안개를 느끼며 잔잔한 노래와 함께 드라이브를 즐겨보는 것도 무척 새롭답니다. 안전운전은 필수라는 것 꼭 명심하시고요~^^


이렇듯 겨울의 제주는 사실 그저 조용하지만은 않습니다. 

겨울, 폭설과 강풍에 제주공항 활주로가 통제되어 비행기가 무한 연착되었다는 뉴스가 요즘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합니다. 공항에서 비박하는 것만큼 힘든일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의 제주는 나를 위한 힐링을 위해 한번쯤은 경험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가족(유아)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단서는 붙어야 겠네요.


힐링여행이란 모름지기 혼자만의 여유를 갖는 것이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쫓기며 생활해온 삶에서 잠깐의 휴식이 얼마나 꿀맛 같을까 상상해 봅니다. 여행 일정에 치여 다니기보다, 집에서 휴일에 낮잠을 자듯, 여행지 숙소에서도 하루쯤은 일정을 미루고 포근한 침대에 누워 휴식을 맛보기를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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