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큰아이가 유치원과 태권도학원을 끝마치고 집으로 오더니 "엄마! 사범님이 봉투안에 미션이 들어있데!" 하면서 흰 편지봉투를 들고 왔습니다. 2월이 시작되는 첫주이기도 하고 금요일이라 수련계획표가 왔겠거니 하고 별의심없이 봉투 식탁위에 놔뒀습니다. 그런데 우리 큰아이가 미션내용이 무척 궁금했나봅니다. 슬쩍 꺼내보더니 "엄마 한자가 써있어요." 하는 겁니다. 그제서야 무슨내용인가 하고 봉투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읽어봅니다. 


바로 이름하여 입춘축 붙이기 이벤트 입니다.

입춘은 봄이 시작되는 절기로 일년 중 가장 빠른 절기입니다. 24절기 중 첫 절기인 입춘을 맞이하여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는 한자를 현관에 붙이면 복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평생 살면서 입춘축을 붙인적도 없었고, 그냥 이런게 붙어있으면 다 부적이구나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제가 무식했었나 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은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보통은 새해가되면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복조리를 보내주던데 이런 한자문을 받으니 느낌이 좀 새롭습니다.


태권도가 예절교육과 성품교육을 하는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런 부분까지 신경써 주니 좀 뜻밖이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태권도는 유치부와 초등부가 많아서 인지, 주말에도 과자파티며, 파자마파티, 팽이대회, 영화관람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데, 이렇게 원생들의 가정에 복을 기원해주시니 기분도 좋고 뿌듯한 감정이 듭니다.


입춘축은 입춘시에 붙이는 것이 효력이 좋다고 전해지며, 2018년 황금개띠 무술년의 입춘시는 2월 4일 06시 28분이라고 합니다.

새해 해돋이를 보러 가지도 못했는데, 입춘첩이라도 붙여 2018년 우리집과 가족의 안녕과 건강, 복을 기원해 봅니다.


옛날에는 다음 해 입춘때 입춘축을 위에 덧 붙였다고 하지만 15일 후 24절기 중 두번째 절기인 우수(雨水)에 떼어내면 된다고 하네요.


태권도학원의 이벤트는 입춘축을 붙이고 인증샷 찍으면 아이들에게 '칭찬상점 스티커 20장'이라는 어마어마한 보상을 준다고 합니다. 잠이 많은 우리아이는 절대 새벽에 깨질 않을테니, 결국 미션은 엄마 몫입니다. 

아니면 육아지침서에서 읽은데로, 어차피 미션수행을 못하면 곤란을 겪는 것은 아이일테니, 스스로의 자립심을 위해 '네가 스스로 해보렴.'해야 할까요? 육아서적을 그렇게 읽어도, 막상 책에 적힌데로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


여러분들도 입춘대길 하시고 만사형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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