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던 감정 때문에 상처받은 엄마들을 위한 치유심리서. 

이책은 표지에서 이미 책의 내용을 모두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 나만 육아가 힘든걸까?"

'엄마'라는 타이틀에서 주는, 주 양육자로써 느끼는 육아감정, 주 양육자로써의 엄마의 책임감을 이야기 합니다. 책을 펼쳐 프롤로그만 읽었는데도 내 야기같은, 나를 알아주는 것 같은 내용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이 책에 관해 알게 된것은 우울감에 빠져 그것을 떨쳐버리고자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가 저자 정우열님의 글귀를 발견하면서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아빠'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우열 원장입니다. 저자는 주 양육자로 엄마로서의 삶을 살면서, 엄마로 사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일인지, 엄마들의 복잡한 감정을 경험해보고, 떠올리며 집필했다고 합니다. 


어쩔수 없이 야근을 하고 회식을 하는 남편을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감정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을 때, 나를 붙잡아줄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친한친구도 아이키우느라 여유가 없고, 육아를 경험해 보지 못 한 친구는 솔직히 별로 도움도 안되고, 선배육아맘들은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어느 순간 외톨이라고 느껴지고, 분노가 쌓이는데, 그렇다고 어리고 여린 내 아이에게 화를 풀수도 없는 노릇에 어쩔수 없이 나를 자제하고는 합니다. 엄마는 어딘가 나를 표출할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는 엄마, 그런 엄마일수록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모든것 다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도 그 순간마저도 더 좋은 엄마로 성장하는 과정일 뿐이지 결코 실패한 엄마는 아니라고 저자는 위로해 줍니다.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묻어둬야만 했던 여러가지 감정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있는그대로 엄마된 자신을 사랑하라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완벽한 엄마의 역할을 시작할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갓난아기 일 때는 엄마도 '갓난'엄마이고, 아이가 돌이되면 엄마도 엄마로써 '돌'이 된 것입니다.


이 책은 엄마들의 공감만을 얻기위한 에세이는 아닙니다. 다양한 상담사례를 통해 전문적이고 정신분석적으로 내용을 풀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를 이런방식으로 키우세요.' 라고 말하는 다른 육아서적들에 비해 조금은 더디게 읽혔습니다. 아마도 나라는 존재를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엄마로 만들기 위해 내용을 곱씹고 또 곱씹어서 그랬나 봅니다.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조바심, 왠지모를 불안감. 

좋은엄마여야 한다는 강박과 또 그렇지 못함에서 오는 좌절.

그러나 전반적으로 좋은 엄마면 충분합니다.


늘 조급한 상황에 놓이는 엄마의 모습, 멀티테스킹을 요구하는 육아와 매일 아침일어나는 다양한 돌발상황으로 엄마에게 가장 흔한 감정은 우울과 불안함 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태에 놓이면 이전에 느끼던 긴장감의 체감정도는 더 심해지는데, 긴장이 긴장을 낳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이러한 감정은 엄마들은 늘 겪는 흔한 일상이라네요.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휴식을 취해 줘야 한다고 합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사실 아이를 키우다보면 24시간이 모자라 실제 적용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몸을 쉬게하고, 근육을 이완시키고, 편안한 몸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주 양육자로서 건강관리가 중요한 것은 몸이 힘들면 마음이 힘들고, 짜증도 더 많이 내게 되고 결국 아이를 내동댕이 치듯 잠자리에 눕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만큼 엄마도 자신에게 신경을 써야 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일주일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2회 저녁타임 요가수업을 듣는데, 몸이 건강해지고 유연해지는것도 좋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는데 아주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요가수업은 명상과 집중을 도와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저녁시간 책을 조금씩이라고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그시간에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면 "너에게 2권을 책을 읽어주고 엄마는 엄마책을 읽을테니, 그 후에 책이 더 읽고 싶다면 스스로 읽으렴."하고 아이에게 양해를 구해 잠시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봅니다.(효리네민박을 보다보면 이효리씨가 혼자만의 시간을 차와 명상과 요가로 보내는 장면이 자주 보여지는데, 이것이 얼마나 자신을 다독이고 다스리게하는지, 이로인해 많은 힐링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것을  깨닫게 됩니다.)


엄마의 불안은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만약 아이가 아픈데, 왜 아픈지 모르겠고, 모두 내 탓같고, 심지어 원인을 찾지 못한다면 큰일이 날 것만 같아 불안하죠. 아픈아이를 데리고 이병원 저병원을 돌아다니는 것도 이 때문일 껍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신체적인 요인보다는 정신적인 요인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엄마로서의 삶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육체적인 소진보다는 지속되는 불안으로 인한 심리적인 압박감이라고 합니다. 엄마로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은 것 같은 부담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하네요. 

'기,승,전,엄마잘못'처럼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일에 부적절한 책임감을 느끼는 엄마가 많은데, 모든일이 엄마탓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엄마탓이 아님을 인지하라고 합니다.


<육아우울증 예방법>

-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증을 부른다.

- 육아우울증에 예외는 없다. (엄마 10명중 1~2명이라니 높은 수치입니다.)

- 육아(산후)우울증이 육아에 미치는 영향은 엄마 본인도 고통스럽지만,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중요한 민감성과 상호반응성이 부족해 지는 것에 있다.

- 육아우울증이 다른 우울증보다 위험한 이유는 엄마라는 특별한 상황 때문이다. 스스로 우울증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에게 영향이 갈 수 있다. 엄마, 조금 우울해도 괜찮다.

-  주변의 도움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자. 가벼운 우울증이면 자신의 심리상황을 가족에게 알리고 예방법을 극복법으로 이용하면 된다. 만약 2주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길 권한다. 우울증은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받지 않으면 재발율이 잦은편이다.

- 적당히 좋은 엄마가 되면 된다. 그저 충분히 좋은 부모가 되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충분히'는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다. 웬만하면 된다는 뜻이다. 만3살이 지나면 '어떤때는 실망스럽지만, 우리엄마는 전체적으로 좋은사람이야.'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아이에게 생긴다.(마가렛말러)


애착은 성공해야 하는 목표도 아니고, 함부로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

애착형성은 양보다 질이라는 말은 워킹맘들의 환영을 받고, 애착형성시기인 만 3세까지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게 좋다는 말은 전업주부에게 환영을 받습니다. 애착은 아이가 안정감을 갖고 사회적, 정서적으로 발달하는데 결정적인 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해 주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아이의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기 위한 중요한 3가지는 민감성과 반응성, 일관성이라고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요구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그 요구에 적절하게 반응해 주는것, 그리고 엄마의 감정상태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지만고 일관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애착은 어릴적 부모와 겪은 종류대로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부모의 애착유형>

1. 안정애착 부모: 편안하고 성격좋은 사람으로 여겨짐. 혼자이든 다른사람과 같이 든 편안한 마음. 아이와 적절한 분리가 가능한 적절한 애착이 형성

2. 무시형-불안정애착 부모: 다른사람과 있으면 왠지 마음이 불편해서 외로움 마음을 늘 갖고있음

3. 집착형-불안정야착 부모: 혼자 있으면 불안해서 타인과의 관계에 집착함. 불안정, 공허함등의 감정적 결핍을 아이를 통해 채우려는 마음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애착을 갖기 어려움


아이는 엄마혼자 돌봐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고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아이의 심리적 안정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육아는 마라톤입니다. 기본을 했다고 안주할것도 아니고, 기본은 못했다고 자책할 일도 아닙니다.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주어진 상황에서 꾸준히 길게보고 아이를 사랑해주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며 상호작용하고 적적하게 반응하도록 노력하라고 작가는 이야기 합니다.


무엇이든 깊이 빠져있으면 멀리보지 못한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가장 인정받는 방법은 아이를 잘 키운다고 평가받는 것이고, 이것을 인정받았을 때 내 존재의 가치를 느끼는 엄마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복되면 이것만이 다른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여기게 되기 때문에, 종종 육아라는 일로부터 나의 몸과 마음을 분리시키고 24시간 아이를 봐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던 커리어우먼으로 살다 아이때문에 육아에 전념한 경우, 포기했던 사회적인 성취를 아이를 통해 이루려는 욕구가 특히 강하다. 자녀가 잘되면 순수하게 기뻐해야 하는것이 아니라, 마치 자기가 잘 된듯이 여기는 것이 이런 심리다."라는 부분을 읽고 헤머로 머리를 맞은듯이 한참 멍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지낸 지난 3년동안의 내 마음상태가 들켜버린 것 같았습니다. 홈스쿨링으로 큰아이 공부를 가르치게 되고, 잘따라오는 아이를 칭찬해주며 다른가족들에게 아이를 추켜세워줬던 것들이 아이를 위한 극성이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한 극성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던 모습들이 도리어 나를 잃어버렸다 생각하게된 계기가 되었었나 봅니다.


엄마가 되어서 일까요? 자꾸만 다른이와 비교를 하는 나를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남과 비교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격지심도 느끼게 됩니다. 나를 잃어버렸다 생각하니 심지어 아이손을 잡고 길을 걷는 잘 꾸미고 늘씬한 엄마들을 보며 나와 비교도 해봅니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사람인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게 훨씬 건설적인데 말이죠? 저자고 엄마로서의 시간이 치열하긴 하지만 엄마의 자아존중감이 높아야 육아를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을 만족감있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엄마라서 일시적으로 자존감이 낮아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훨씬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귀뜸해 줍니다. 


강박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들때는 충분히 그 감정을 헤아려 봐야 긍정적으로 감정이 바뀌고 그 감정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정우열의 육아 심리 치유 솔루션>


육아감정 내려놓기1. 단순해지고 느려지자

아이가 낮잠잘 때 뭔가 밀린일을 하거나 평소에 하고싶었던 것을 하려고 애 쓸 필요 없습니다. 그때는 엄마도 분명히 쉬어야 하는 타이밍이고, 아이로 인한 압박감을 회소화한 상태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합니다. 욕심을 부리면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껴지니 욕심을 버리세요.


육아감정 내려놓기2. 엄마만의 고요한 시간을 사수하자

아이와 분리된 혼자만의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푸는것도 방법이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생각해 보세요. 아이가 잠든 후에 시간을 갖던, 아이가 깨기 전 새벽시간을 활용하던 때로는 아무생각없이 나만의 시간을 즐기세요.


육아감정 내려놓기3. 양육효능감을 높이기위해 공부하자

사회학습 이론을 주창한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는 바라는 결과를 얻기위해 요구되는 행동을 자신이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을 '자기 효능감'이라고 했는데,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성취수준을 높일 수 있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자기효능감을 양육차원에서 적용시켜 자신이 양육능력에 대한 부모 스스로의 믿음을 '양육 효능감'이라고 합니다. 양육 효능감을 높이려면 공부를 하라고 합니다. 양육지식이 많은 부모일수록 아이와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고, 시기적절한 양육환경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책한장을 넘기기 힘들수도 있고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접 부딪쳐가며 그 차이를 좁힐수도 있겠죠. 아는만큼 육아문제에 대처하기도 쉽습니다. 

 

요즘 우리 둘째는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래서 남편과 저는 부정적인 '싫어'라는 말보다 '좋아'라는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아이에게 계속 지도 합니다. 그런데 책에서 '싫어'라는 표현을 아이가 무조건 떼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아이가 주도적인 입장이 되어 독립을 선언한것이라고 좋게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싫어'라고 말한 뒤에는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야 하고, 그만큼 아이는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하네요. 며칠 전 소심한 기질의 아이, 까칠한 기질의 아이, 느린기질의 아이에 관해 글을 썼을 때도 부모교육 강의를 하셨던 교수님이 '까칠한기질'의 아이가 도전적이고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자랄수 있다고 했던 것이 이와같은 맥락이었구나 싶습니다.


육아감정 내려놓기4. 남편을 육아하는 아빠로 만들자!

남편을 믿고 아이를 맡기세요. 운전면허 시험을 치르고 면허증을 받아도 처음에는 조심조심해가며 운전을 합니다. 이때 운전실력이 쭉쭉 늘게되는데, 아빠도 아이를 봐야하는 어쩔수 없는 상태나 계기가 통한다면 육아에 동참하는 아빠가 될 수있다고 전합니다. 물론 아이에게 하루종일 군것질만 시킬것 같고 온종일 TV만 보여주게 되겠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빠도 부모이고 자식을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세요.


아이를 키운다는게 나홀로 힘든것 같은 누구나 들기 마련인가 봅니다. 나를 다잡고 다시 힘을 내기 위해서 책으로 위로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육아가 힘들고 나만 혼자인것같은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고, 도움얻으시길 바랍니다.


포스팅 내용에는 제가 직접 읽고 느낀바와 함께 책의 내용이 인용되어 있는데, 이는 제 나름의 본문내용을 잊지않기 위한 방편이니 이해바랍니다.


어느덧 큰아이가 7살이 되고 작은아이가 3살이 되었습니다. 사실 작은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계속 직장을 다녔던 터라, 오롯이 엄마의 역할에 전담하게 된건 사실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두사람이 벌던 월급이 한사람의 월급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식구수가 늘게 되면서 아무래도 생활이 조금씩 쪼들리고 빡빡해 졌습니다. 아무리 아껴쓴다고 해봤자 이번달을 아끼면 다음달에 왕창 통장이 털리는것 같은 생활을 반복하게 되었고, 점차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기 보다는 혼자서 책을 읽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밖에 나가게 되면 아무래도 커피한잔이라도 사먹게 되니, 그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사실 평소 술자리도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것을 좋아하던 제게 이것은 엄청 큰 변화된 모습이었죠.



그런데 문득 내가 이까짓것도 못하고 살아야 하나, 왜 이렇게 궁상맞게 살고있나 하면서 짜증이 밀려오고, 아냐 아끼고 살면 좋지뭐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면서 내안의 감정의 기복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둘째를 출산하고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간단한 우울증 검사를 했었는데, 그땐 아주 행복한 우울증이 전혀 의심되지 않았던 엄마였는데, 둘째가 태어난지 22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집을 치워도 5분이면 다시 치우지 않은 모습으로 변하고, 잠시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옆에서 아이는 자기를 봐달라며 칭얼거릴 때는 하늘로 솟았다 땅으로 내리꽂는 내 극심한 감정의 기복에 나조차 두려워질 때도 있었습니다.

나는 육아 스트레스에 조금은 위험한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울고싶니? 엄마도 울고싶다. 

겉으로는 아닌척, 괜찮은척 해보지만, 그럴수록 마음이 더 아파오네요. 친정엄마나 아빠가 우울감에 빠진 저 위하신다고 자주 전화하시는것도, 남편도 제게 마음 다독이러 친구들이랑 여행을 다녀오라고 하는것도, 짜증섞인 화를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눈치를 보는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나 속상하고 주변에 미안할 뿐입니다. 

저의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주변에 흘러 나쁜영향을 주는것 같아 빨리 마음을 다잡고자 노력을 해야지 생각해 봅니다.


「엄마만 느끼는 우울증」

아이를 키우다보면 행복한 순간이 많아요. 하지만 그만큼 우울하고 힘든 순간도 많은게 현실이죠. 삶에 낙이 없는 듯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디론가 증발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기분이 가라앉고 매사에 의욕이 없고, 이유없이 눈물이 흐르고, 과도하게 죄책감을 느끼고, 불안 초조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이런것들은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이예요. 여기에 극심한 외로움,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 아이의 건강에 대해 과도한 걱정, 이러다가 아이를 해칠 것 같다는 강박 등이 더해지면 엄마특유의 육아 우울증, 주부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어요.  (엄마를 위한 감성매거진. 미즈코치 블로그 중에서...)


심란한 마음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저같은 육아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됩니다. 그녀들의 이야기에 나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위안도 받습니다.

이런 우울한 마음을 날려버리고자 공연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제 친구중에 국카스텐의 열성 팬이 있어 친구와 함께 락공연장을 몇번 찾았습니다. 심지어 전라남도 영암F1경기장에서 했던 "영암 락페스티벌"에도 함께 찾아, 신나게 공연관람하는 모습이 TV에 박제되기까지 했죠. 하지만 공연이 끝난 다음날은 여지없이 아이들과 온종일 씨름하고 있게되니, 똑같은 현실의 모습에, 바뀌지않는 현실에 또 지치게 됩니다. 물론 제 삶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의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 또한 다른이들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니까요. 


요즘 뉴스를 보면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엄마의 우울증과 자존감이 아이를 키우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얼마전 광주에서 집에서 자고있던 어린 3남매가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죠. 초동수사에서 엄마의 실수로 벌어진 실화다, 아니다 방화다 얘기가 많았는데, 오늘 뉴스에서 엄마의 방화혐의가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생활고에 빚독촉 시달리다 방화를 저질렀다는 보도를 듣고 또 한번 쯧쯧 혀를 차게 되네요. 누구나 부모가 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지만 그 아이들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리는 절대 누구한테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텐데 어떻게 그런 선택을 했을까 엄마로써 참 답답합니다.


스스로 외면하는 엄마 우울증

엄마가 겪는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보다 심해지기 쉬워요. 그 이유는 애초에 인식하기도, 인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이예요. 엄마들은 당연히 좋은 엄마'가 되고싶은데 거기에 자신의 의지로 우울함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생각, 우울증에 걸린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은 어울리지 않잖아요. 그러다보니 우울한 감정이 느껴지더라도 '우울증은 아닐 거야'라고 애써 덮으며 외면합니다. 병을 아예 인식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스스로 인식하지 않으니 남에게 표현하기도 어려워요. 친정 엄마, 심지어 남편에게도 이런 생각과 감정, 경험을 말할 수 없죠. 이렇게 우울증을 방치하면 점점 심해지면서 호미로 막을것을 가래로 막게 됩니다. (엄마를 위한 감성 매거진. 미즈코치 블로그 중에서...)


나를 위한 시간보내기

엄마가 되면 어느 직업보다도 근무시간이 길다고 하죠. 집은 출·퇴근이 없는 우리의 직장입니다. 제가 남편에게 늘 하는 얘기가 "당신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되지만, 나는 퇴근이 없잖아. 당신이 직장에서 힘들고 피곤한것도 알고는 있지만, 나도 내 시간이 필요해."입니다. 예전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때는 사실 조금 살만했습니다. 그 살만하다는 것이 금전적인 부분보다는, 내 숨이 트이는 곳이 있어서 였나 봅니다. 큰아이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 당시 회사에 출근을 하면 일을 하는 동안은 아이가 생각나기 보다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눈뜨면 집이고, 정신차려봐도 집이고, 집을 떠나지 않는 내 생활반경과 24시간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니 너무 지쳤습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투정아닌 투정을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독서와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예전같이 않게 항상 찌뿌둥 하기도 하고, 다이어트를 위해서, 그리고 정신건강을 위해서 말이죠. 아직 둘째 아이를 보육기관에 보내지 않기 때문에 낮에도 아이와 함께 집에있어,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온 시간에 요가를 갑니다. 직장인타임 있잖아요. 일주일에 두번 남편에게 시간맞춰 퇴근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문화센터에 갑니다. 


그리고 가끔 친구들을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남편과 상의하여 주말시간을 빼둡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아이들 신경쓰느라 밥을 먹는건지 얘기를 하는건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없기때문에 주말시간을 이용합니다. 회식이다, 동네친구 모임, 고등학교 동창모임, 대학동창모임 등 남편은 어쩜이렇게 모임이 많을까요. 그런시간 어쩔수 없이 저의 독박육아 시간은 길어집니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물론이죠. 아빠도 그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엄마도 엄마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꼭 이시간에 뭔가를 만들고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기보다는 충분히 잘 쉬고, 보충할 수 있어야 좋은 에너지를 충정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아요-나만의 육아방식 만들기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돈이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됩니다. 내 아이는 조금 더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것이 부모들의 다 같은 마음일 테니까요. 같은 또래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먹고, 입히고, 생활하는 모든것에서 부터 나와는 조금은 다른것을 느끼고 그로 인해 좌절감이 들 때가 생깁니다. 그것은 아마도 상대적박탈감이겠죠. 

제 경우는 교육에서 그런 감정을 느껴 흔들렸던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 태어나면서부터 책을 집에 많이 들이게 됩니다. 저희집에도 적당한 분량의 책이 있는데, 전집을 산 경우도 있고, 지인에게 물려받은 책들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책을 많이 들여놓아라.',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이 어휘력도 좋아지고 더불어 사고력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책 한질 주문하는것이 제게는 생각보다 경제적 부담이 컸습니다. 외벌이로 벌어오는 남편의 월급만으로 여유자금을 만들어 저축하는 것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유자금이 없는데 카드할부로 책을 사는것은 제 마인드로는 납득이 되지 않더군요. 카드할부는 결국 빚이다! 스튜핏~!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해야하는 책장사들이나 학습지선생들은 조금의 여지만 보이면 아주 닥달을 하더군요. 당장 그 책을 읽지 않으면 우리 아이의 미래가 망가질것처럼 말이죠. 그들은 본인의 영업실적이 우선이지 우리집의 가정경제는 안위에 없습니다.


그러나 실상 아이를 키워보니, 전집을 들여놓는다고 해도 그 한질 중에 아이는 특정 몇권만 반복해가며 읽습니다. 본인이 흥미를 느낀 몇권의 책을 책장이 찢어질정도로 좋아하고 들여다 보는 모습을 보니, 굳이 전집을 사줄 필요는 없겠구나 싶습니다. 일단 필요한, 아이의 흥미를 느낄만한 책은 집근처 도서관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와 "이 책이 무척 재미있나 보네. 전집을 사주면 읽을 수 있겠니?"하고 아이와 얘기 후 사줘도 늦지 않더라 이겁니다.


저도 한때는 아이 친구엄마들과 교류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과의 만남에 올인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성향도 다르고 각자 삶에 추구하는 모습이 다르다보니, 결굴 그들을 만나는 시간이 제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그들처럼 해주지 못하는 내모습에 자책하기도 했으나, 과연 그 모습들이 도움이 됐을까요?

7살인 우리 첫째는 아직 학원을 두루 다니지 않습니다. 조금 통통한 체격때문에 다이어트 삼아 태권도를 다니는 것 뿐입니다. 아이 친구들 중에는 벌써 요일별로 학원을 세군데나 다니지만, 지금부터 무리하게 학원보내고 선행학습을 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실 아직은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선행학습한다고 학원까지 보내면 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아마 매일 남편과 돈이 부족하다며 싸우게 되겠죠. 아니면 이미 가장의 역할로 어깨가 무거운 우리 남편에게 또 짐을 짊어지게 할 수 없으니, 제가 아이 학원비를 벌기위해 인형 눈이라도 붙이는 부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론은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육아방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육아서적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보통 육아지침서에는 '나는 이렇게 했어요.'하며 실질적인 예시를 통해 육아관이나 어떻게 아이를 대하면 좋은지를 알려줍니다. 물론 그들의 방법이 내 아이에게는 먹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나 엄마나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육아의 늪에 빠진 당신을 다독여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제 블로그 이름은 '토닥토닥 야미요미 하우스입니다'. 2017 티스토리 블로그 결산에서 한줄로 내블로그를 설명할때 이렇게 적었었죠. 

육아의 늪에 빠진 당신을 다독여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마도 육아우울증을 풀기 위해, 뭐라도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기에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엄마니까 우울하면 안 된다!'가 이니라 '엄마니까 우울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종종 우울해도 괜찮습니다.

 

내가 힘들면 꼭 남편이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남편의 심리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하는 연습을 하세요. 말도 않고 '당신이 뭘 잘 못했는지 몰라?' 얘기해봤자 그들은 맥락없음에 어이없어할 뿐입니다.


깊은 늪에 빠져버린 것 같은 육아후유증, 우리 슬기롭게 현명하게 풀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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