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직전의 얼마동안은 왜이렇게 먹어도,먹어도 배가 계속 고팠던 걸까요? 끼니를 챙겨 먹기는 했지만, 엄마가 차려준 밥상처럼 한끼 든든히 먹었던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끼니만 떼우듯이 허기짐만 해결해서 였을까요? 이상하게도 유난히 밤만되면 그렇게 배가 고픈겁니다. 자꾸 배가 고프니 늦은 시간에 배를 채운다는 명목으로 맥주를 마시거나 간식으로 또 배를 채우고 잠이드니 아침마다 속이 더부룩하고 붓기도 더 자주 올라오는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요즘 자꾸만 배가고프다고 했더니 임신했냐고 농담을 건넵니다. 헐~ 대박! 

요즘 남편이 챙겨보는 드라마 '화유기'에서 이런대사가 나오던데... '죽일까요?'하던 이엘씨 얼굴이 눈에 아른하네요.


제가 느끼는 배고픔이 공복감은 분명 아닌것 같은데 왜 그렇게 배가 자꾸만 고픈거였는지 원인을 찾아봤습니다.

아는맛이 무섭다고, 맛있겠다는 생각만으로 느꼈던 허기짐은 아니었을지 생각해 봅니다. 

그저 식탐때문이 아닌 심리적인 요소가 분명 있을 것 같다 생각합니다.


관련한 내용이 있을까하고 찾아보니 '식욕의 배신-감정과 배고픔의 다이어트 심리학'이라는 책이 눈에 띕니다. 이런 서적도 나왔다니 역시 제가 느끼는 배고픔이 심리적인 부분이 컸음을 확신하게 합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이런 현상을 거짓배고픔이라 부르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즐거워지는 마음, 배고픔을 느끼면 기분이 나빠지는 감정,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 행위를 하는데, 이런 모든것들을 감정적 허기를 채우는 식사라고 합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pixabay.com)>



그렇다면 거짓배고픔, 가짜식욕의 원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 첫번째 원인은 역시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나 우울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스트레스성 폭식과 배가부른데 손이 음식에 계속가는 행동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를 부른다고 합니다.

두번째 원인은 과음입니다. 술먹은 다음날은 배고픔을 느끼는 뇌의 기능이 마비된듯이 자꾸만 배가 고파집니다. 이것은 알코올성분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해 혈당이 낮아지고 당을 높이기 위해 음식을 찾게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번째는 빵, 쌀, 감자 등 GI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게되면 혈당이 갑자기 올라갔다 내려가는데, 이때 몸은 당을 높이기 위해 음식을 찾는다고 합니다. 언젠가 모델 한혜진씨가 다이어트를 할때는 GI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안된다고 했었는데, 처음듣는 낯선 단어에 그게뭘까 궁금 했는데, 바로 이런 음식들이었군요. 요즘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다고 빵이나 라면등 밀가루로 된 음식을 먹었는데, 아마도 이 때문에 거짓 허기짐을 느꼈었나 봅니다. 이럴꺼면 차라리 제대로된 한끼를 차려먹을껄 그랬나 후회가 듭니다.

네번째가 부족한 수면과 수분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몸은 목이 마를때와 배가 고플때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잠이 부족해도 쉽게 피로를 느껴 음식을 찾게된다고 하네요.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 나만 혼자 아이를 돌보는것같은 복합적인 감정의 우울감, 엄마로서의 책임감등이 이런 심리적인 공복감을 느끼게 한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애들 밥은 세가지 반찬에 국까지 챙기면서 정작 나를 위한 한끼는 시간이 없다는 말로 대충 챙겼던 것이 결국 심리적허기짐으로 거짓배고픔을 유발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건강한 식습관을 갖지 못한 제 책임인가 봅니다. 출산과 모유수유를 끝내고 다이어트 한다고 굶었던 부작용이 이렇게 부메랑처럼 되돌아 온것 같습니다.


어른들이야 과음, 스트레스가 문제라고 해보지만, 어린 아이들은 무엇으로 이것을 설명할까 생각해 봅니다.

사실 저희 큰아이도 늘상 배가고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거든요.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보이면 방금 밥을 먹었더라고 혀를 날름거리며 '배고프다.', '맛있겠다'라는 말을 연발합니다. 물론 그때마다 제게 혼이 나기는 합니다.

"너 그렇게 먹으면 돼지 되는거야. 지금 배를좀 봐. 엄청 많이 나왔잖아.", "친구들이 너 돼지라고 놀리면 어떻게해. 친구들이 놀리는게 좋아?", "식탐이 많아서 큰일이다."


또래보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은 아이인데, 유치원에서도 친구들보다 밥을 늘 많이 먹습니다. 덩치가 크니 그럴 수 있다 생각하지만, 저러다 돼지라고 놀림받을까 부모입장에서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늘 잔소리처럼 '그만먹어라.'를 입에 달고 살았죠.

그런데 얼마전 이녀석이 그러더군요. "엄마 태권도는 살이 이제 안빠지는 것 같아요. 다른 운동하고 싶어요."

먹지말라고 하니까 더 먹고싶어졌나 봅니다.

오늘도 집에서 아이와 함께 운동하자며 홈트레이닝을 했는데, 노파심에 했던 잔소리가 이제 7살이 됐는데, 아직어린 우리 아이에게 다이어트 강박이 된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드니 너무도 미안해 집니다.


이런 심리적인 거짓배고픔이 들때는 물한잔으로 출출함을 채우고, 배고픔을 조금 참아보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양치질을 하면 식욕이 가라앉는다고 하니, 늦은 밤 배가고플때는 배고픔의 분노를 양치질로 삼켜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일찍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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