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성탄연휴다. 역시나 텔레비젼에서는 크리스마스 관련 영화가 한창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 중국발 미세먼지가 너무 심하다.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보면서 미세먼지로 가시거리가 너무 짧아진 광화문 광장사진을 보자니, 여기가 대한민국인지 중국인지 모르겠다.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닌 '그레이 크리스마스'구나. 한해 한해 심각해지는 환경오염문제가 피부에 와닿는 듯 하다. 야속한 미세먼지를 탓하며, 애들을 데리고 나가려 했던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하필이면 오늘은 마트도 다 쉬는날이다. 어쩔수 없이 냉장고를 뒤져보지만, 딱히 땡기는 음식이 없다.

며칠전 사다 놓은 김밥재료가 눈에 띄어 김밥을 해먹기로 한다.


사실 김밥은 굉장히 쉬운요리 중 하나다.

어쩌면 학창시절 때, 오늘은 반찬이 마땅히 없다며 김밥을 싸주셨던 기억에 김밥이 무척 간편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뭐 번잡스럽게 여러재료 꺼내지 않아도, 남은 반찬있으면 그걸 속재료로 넣고 말아주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또는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반찬을 김밥 속재료로 넣어줘도 된다. 





|냉장고파먹기


냉장고 속 김밥재료를 꺼내고 보니 냉동실 한켠에 넣어둔 슬라이스 유부가 눈에 띈다. 그래 오늘은 특별히 유부김밥으로 만들어보겠어.

괜시리 특제김밥을 만드는 듯 어깨가 으쓱해진다.




|여기서 잠깐! 유부활용요리 TIP

이 유부슬라이스는 간단히 어묵탕이나 우동을 끓이고 고명으로 올려놓아도 왠지 요리가 그럴싸 해지기도 하지만,  마땅히 끓일 국이 없으면, 미소된장한스푼 물에 풀고 유부를 총총썰어넣어 한소끔 끓이면 유부미소된장국이다. 

김밥만 먹기 목에 메인다면 이렇게 미소된장국을 끓여줘도 된다.



유부는 팬에 볶아주는데, 간장조금 물엿조금을 넣고 약한불로 수분을 날려가며 볶아준다. 얼마전 '밤도깨비'라는 TV프로그램에서 김밥달인의 집에서 첫번째로 김밥사먹기에 도전했는데, 바로 그 김밥집이 "유부김밥"의 달인집이었다.

유부와 우엉을 함께 볶아주는데 몇시간을 정성들여 재료를 준비하는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사실 우리가 사먹을때는 그냥 김밥 한줄이지만, 그들은 그 한줄에 어마어마한 정성을 들이고 있다. 



이렇게 재료를 준비하고 보니 왠지 속재료가 엄청 많아보인다. 얼마전 시금치된장국을 끓이고 남아있던 시금치도 데쳐놓으니, 평소보다 훨씬 푸짐한 김밥을 만들것 같다.

유부가 다른재료에 비해 양이 많은것 처럼 보이지만, 김밥을 싸면서 한움큼씩 넣으니 딱 10줄 분량에 적당하다. 유부를 조금 넣는것보다 한움큼씩 팍팍 넣어주는 것이 훨씬 맛이 좋다.



이렇게 완성된 김밥이다. 먹음직스럽게 잘 만들어졌다.

처음 김밥을 말때는 김밥발을 사용하는게 참 어색했는데, 이젠 우리 엄마가 그랬듯이 나도 뚝딱 쉽게 잘 말린다.


이렇게 한끼 해결했는데, 저녁은 또 뭘먹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침 먹으면서 점심고민하고, 점심 먹으면서 저녁을 고민하는 엄마는, 엄마의 역할은 참 고달프다.

만약 옆에서 엄마나 아내가 오늘 뭐먹을까 묻는다면, '아무거나!', '그냥 대충먹지 뭘 고민해' 이런말 말고 진지하게 대답해주길 바란다.^^ 





'홈&쿠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일얼룩지우기  (0) 2017.12.29
아이목감기엔 엄마표 배주스  (0) 2017.12.27
참 쉬운요리 삼계탕  (0) 2017.12.23
이번 송년파티는 대게 파티로!  (0) 2017.12.17
이불빨래는 빨래방에서  (0) 2017.12.15

+ Recent posts